너와 나의 티키타카
<스스로 하는 독립출판 글쓰기>
2020 청년 장애 예술가 양성 사업
 
다시서점과 함께 글쓰기의 시작부터 출판까지의 과정을 살펴보면서,
여러 가지 자유로운 글쓰기를 통해 글로 나를 만나고,
출판에 필요한 여러 가지 과정과 절차를 배워가며,
스스로 하는 독립출판 과정을 하나하나 직접 살펴보았습니다.
장애인 문화예술 지원사업 (독립출판 교육 영상 제작)

교육목표 직간접적 체험을 통하여 글쓰기부터, 제작, 유통까지 독립출판의 전반을 살핀다. 혼자서 쓰기 막막한 글쓰기와 독립출판을 멘토링을 통해 더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한다.

주관 다시서점 
후원 문화체육관광부 한국장애인문화예술원 

강사 김경현 강민경 박현일

특강 
서현범
2015년부터 <여기부터>와 시집 <시국선언: 시국에서 시를 쓰며 산다는 것, 그리고 그 시>, <어쩔 수 없다고 말하지만 어쩔 수 없다면 말하지마>, <마음의 서술어> 출판.

고애라
가랑비메이커라는 필명으로 2015년부터 <지금, 여기를 놓친 채 그때, 거기를 말한들>, <언젠가 머물렀고 어느 틈에 놓쳐버린>, <거울 같은 당신께 겨울 같던 우리가>, <숱한 사람들 속을 헤집고 나왔어도>, < 고요한 세계에 독백을 남길 때> 출판.

이광호
출판사 별빛들 대표, <아름다운 사유>, <이 시간을 기억해>, <숲 광장 사막>, <우리는 영원을 만들지> 등 출판.

김미래 
출판사 쪽프레스/고트 편집자

김하림
책방 제로헌드레드 대표

김수진
책방 선유서가 대표
"내가 지금까지 아무것도 아니라고 생각해왔던 경험들이 누군가에게는 즐거움이 되는 모습을 볼 수 있던 과정인 것 같아요"

작가님의 활동을 살펴보면, 삶과 예술이 교차하는 지점에서 이루어지고 있다는 생각이 듭니다. 작가님이 생각하는 삶과 예술의 관계는 무엇일까요?
예술이나 예술가, 시인, 이런 명칭들은 되게 명예적인 칭호라고 생각하거든요. 본인 스스로 난 예술가야 이렇게 생각할 수도 있지만 그 사람의 행위를 통해서 타인이 불러주는 명예스러운 칭호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타인을 설득할 때, 삶으로 설득하는 방법이 좋지 않을까, 이런 생각을 하고 있고 제가 해왔던 작업이나 공간들도 그런 부분과 맞닿아있는 것 같아요

끝으로 함께 하신 참여자분들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요
올해 깨달은 건데 세상은 나를 인정시키는 곳이 아니더라고요. 세상은 나를 소개하는 곳이지 세상이 나를 인정해야 하는 것도 아니고 내가 세상을 인정할 필요도 없어서 그냥 친절하게 본인을 소개하면 되는 거 같아요. 작품이 안 좋을 수도 있고 좋을 수도 있고 친절한 사람을 찾기는 되게 어렵거든요. 그래서 예술을 하시든 뭘 하시든 친절함 잃지 마시고 또 만났으면 좋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첫 삽을 뜨고 난 뒤에
양극화가 심해질수록 서로를 이해하지 못하고 반대쪽으로 치닫는다. 지금 계층 구조의 이해나 소득 불균등의 해소를 이야기하려는 것은 아니다. 그건 나도 잘 모를뿐더러 우리 모두 모른 채 몇 세기가 지나야만 정리되고 결론지을 수 있는 문제일 것이다. 다만 오늘 내가 에세이를 빙자하여서 하려는 이야기는 청년장애예술가양성사업을 준비하고 진행하면서 계속 머릿속에서 맴돌았던 생각이다.

우리가 우리를 이해하지 못하는 이유는 어디에 있을까. 이유를 찾아 탓을 하자면 수많은 이유를 찾아 탓을 할 수 있겠지만 아마 ‘우리가 우리가 아니기 때문’은 아닐까. 서로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많은 접촉이 필요하고 서로의 행동이 익숙해져야 한다. 하지만 서로를 이해하기까지 걸리는 시간과 노력을 소모적이라고 여겨왔던 것은 아닐까. 그런 생각이 우리를 우리라 부르지 못하게 만들었던 것은 아닐까.

장애인을 비롯한 사회복지대상자가 밀집된 자치구일수록 재정자립도가 낮다. 중앙정부의 복지예산지원이 있지만, 전체 예산의 절반 가까이 복지예산에 사용하기 때문에 타 자치구에 비해 다른 분야에 예산을 쓰기가 매우 어렵다. 이 구조는 변하지 않고 계속되며 반복된다. 왜 사회복지대상자는 한 곳에 밀집된 것일까. 왜 어떤 자치구에 사는 사람들은 살면서 단 한 번도 장애인을 만나본 적이 없는 걸까.

장문원을 통해 진행한 ‘스스로 하는 독립출판 글쓰기’는 다양한 ‘접촉’을 염두하고 10주차 강의로 진행하였다. 독립출판 작가들과 출판사 대표, 편집자, 책장 운영자들과의 특별 강의와 직간접적 체험을 통한 글쓰기, 제작, 유통까지 독립출판의 전반을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하였다. 다양한 글쓰기 방식을 쉽고 편하게 접할 수 있도록 자칫 따분하게 느껴질 수 있는 단순한 글쓰기 이외에도 다채로운 수업을 구성하였다.

첫 문장을 쉽게 쓰고 다르게 표현해보는 실습을 통하여 짧은 글을 써보기도 하고, 흔히 착각하고 틀리는 맞춤법과 표현을 배우는 기본적인 글쓰기 수업을 비롯, 10주차 교보재 키트를 강의 시작 전에 미리 보내어 매주 필요한 수업 준비물을 뜯어보고 경험해볼 수 있도록 하였다. 매주 수업마다 글을 책 이외에 포스터, 엽서북, 굿즈 등으로 제작하는 수업을 함께 진행하여 참여도를 높이려 노력했다.

독립출판의 경우 보통 원고 기획부터 작성, 제작과 유통까지를 스스로 진행한다. 하지만 강의에서는 보통 제작이나 제작 이전까지 가능하기 때문에 이번 수업에서는 제작 이후에 이루어지는 홍보와 판매까지 경험을 해보고 청년예술가들이 ‘작가’ 또는 ‘예술가’로서 정체성을 확립해갈 수 있도록 하였다. 실제로 온오프라인을 통하여 청년예술가들의 작품 판매를 진행했고 성장 동력이 되는 모습을 확인할 수 있었다.

이번 사업이 끝나고도 응어리처럼 남은 단어는 ‘편의’다. 누군가의 편의를 위해서 만든 환경과 제도가 누군가에게는 위협적으로 느껴질 수 있다는 것, 소모적이라고 여기는 것들이 모두의 안전을 보장하고 열린 문화를 만들 수 있다는 것, 그것이 이루어지지 않을 때 서로를 이해하지 못하고 반대쪽으로 치닫는다는 것, ‘편의’가 우리를 우리라고 부르지 못하게 한다는 것. 단지, 서로가 서로를 보기 어렵기 때문에.

수업 전에 가장 고민했던 것은 ‘혹시라도 어떤 말이 상처가 되지 않을까?’였다. 사람들이 편의를 위해 쉽게 내뱉는 말과 행동이 얼마나 상처가 되고 쌓이는지 알고 있어서. 그게 실수인 경우도 있고, 일부러 그러는 사람도 있다는 걸 알고 있어서. 하지만 너무 많은 걱정을 했다는 생각도 든다. 나 또한 서로 어울려 접촉하지 못해온 탓에 가졌던 기우였다. 이번 수업을 통해 정말 좋은 글을 쓰는 작가들을 만났다.

누가 시키지 않아도 계속 자신을 관찰하고 세상에 마주하는 작가와 예술가로서의 정체성을 찾아 미래를 그리는 작가, 긍정적인 기운을 다른 사람에게도 전하고 싶다는 작가, 소소한 이야기를 귀여운 문체로 담아내는 작가. 우리는 이 수업과 수업의 결과물이 ‘결과’가 아닌 ‘과정’이라는 것을 알고 있다. 수업하면서 지금까지 해왔던 무수한 고민과 걱정도 그저 지나가는 과정에 불과하다는 것을 깨닫게 되었다.

‘좋은 글이 어떤 글인지’, ‘어떤 사람들을 작가라고 하는지’에 관하여 세상은 많은 이야기를 한다. 간결하고 명쾌한 문장일 것. 계속 쓸 것. 그 정의는 의견이 분분하지만, 수업 내내 내가 강조하며 했던 말은 ‘그냥 일단 해볼 것’이었다. 일단 계속하다 보면 자신이 바라는 모습에 가까워지지 않을까. 우물이 깊어지고 넓어지는 것은 첫 삽을 뜨고 난 뒤에 해도 되는 걱정일 테니까. 수업에 함께 했던 청년예술가들의 우물이 늘어나길 기대한다.

김경현은 서울 방화동에서 독립책방 ‘다시서점’과 문화살롱 ‘애채’를 운영한다. 산문집 [이런 말이 얼마나 위로가 될지는 모르겠지만]을 비롯한 20여권의 독립출판물을 썼고, 2021년에 출간될 시집 [I’M NOT A FANCY. NO, I`M NOT]를 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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